유영국, 절대와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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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 절대와 자유

2016.11.04 - 2017.03.01 

 

유영국은 1916년 경상북도 울진의 깊은 산골에서 태어나 1930년대 세계에서 가장 모던한 도시 중 하나였던 도쿄에서 미술공부를 시작했다. 1943년 태평양전쟁의 포화 속에서 귀국,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어부로, 양조장 주인으로 생활하기도 했다. 그러나 1955년 이후 서울에서 본격적인 미술활동을 재개, 신사실파, 모던아트협회, 현대작가초대전, 신상회 등 한국의 가장 전위적인 미술단체를 이끌며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1964년 미술그룹 활동의 종언을 선언하며 첫 개인전을 개최한 후 2002년 타계할 때까지, 오로지 개인 작업실에서 매일 규칙적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일에만 몰두하며, 평생 400여점의 아름다운 유화작품을 남겼다.


유영국의 작품에서는 점, 선, 면, 형, 색 등 기본적인 조형요소가 주인이 되어 등장한다. 이들은 서로 긴장하며 대결하기도 하고, 모종의 균형감각을 유지하기도 함으로써, 그 자체로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고향 울진의 깊은 바다, 장엄한 산맥, 맑은 계곡, 붉은 태양 등을 연상시키는 그의 작품은, 사실적인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담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 추상화된 조형의 힘은 오히려 더욱 더 직접적으로 자연의 '정수(essence)'에 다가가는 체험으로 관객을 이끈다.

이 전시는 유영국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획되었다. 100년 전에 태어난 '근대' 작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뛰어난 조형감각과 탄탄한 생활력을 겸비했던 화가 유영국. 그는 한국 사회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담보한 '신화적' 존재는 아니다. 그러나 20세기 대혼란의 시기를 홀로 비켜선 듯 고고(孤高)한 삶과 예술을 견지했던 그의 능력과 감각은, 거의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탁월한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기억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한 명의 근대 작가, '유영국'을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전시 구성>
1. 제 1전시실

○ 1916년 - 1943년, 도쿄 모던 
유영국은 1916년 4월 경상북도(당시 행정구역상 강원도) 울진에서 부유한 지주 집안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경성 제 2고등보통학교에서 공부하다가 졸업을 1년 앞두고 자퇴, 1935년 도쿄 문화학원(文化學院)에 입학하였다. 자유로운 학풍을 자랑했던 문화학원에서, 그는 당시 코즈모폴리턴의 도시 도쿄에서도 가장 전위적인 미술운동이었던 '추상'을 처음부터 시도했다. 1938년 제 2회 자유미술가협회전에서 협회상을 수상하고 바로 회우가 되었으며, 무라이 마사나리, 하세가와 사부로 등 당대 일본의 가장 영향력 있는 추상미술의 리더들과 교유하였다.
일본 체류기 유영국의 작품은, 베니어판을 자르고 이어 붙여서 단순화된 기하학적 형태만으로 '구성된' 부조(浮彫)들이다. 색채마저 배제된 무채색의 오브제에는 나무의 자연스런 패턴이나 매끈하게 처리된 광택의 표면만이 떠오를 뿐이다. 한편, 그는 오리엔탈사진학교에서 수학하는 등 사진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았으며, 일제 당국이 '추상' 미술을 탄압할 때에는 사진 작품을 전시에 출품하기도 했다.


○ 1943년 - 1959년, '추상'을 향하여
유영국은 1943년 태평양 전쟁이 한창일 때 고향인 울진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해방될 때까지 특고경찰의 감시를 피해 다니며 어선을 몰고 큰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아오는 일로 생계를 유지했다. 이후 한국전쟁의 공백이 또다시 찾아왔을 때는 양조장을 경영하며 가족을 부양하기도 했다. 그러나 틈틈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작품을 제작하며, 1948년 신사실파, 1957년 모던아트협회, 1958년 현대작가초대전 등 척박한 한국의 풍토 속에서도 가장 전위적인 미술단체를 이끌었다.
이 시기 그의 작품은 '회화'로 돌아와, 산, 언덕, 계곡, 노을 등 일상적으로 만나는 자연의 요소들을 점차적으로 추상화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형태를 단순화하고, 절묘한 색채의 조화를 추구하되, 마티에르 즉 표면의 재질감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을 탐구해 나갔다.


2. 제 2전시실
○ 1960년 - 1964년, 장엄한 자연과의 만남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유영국은 한국 화단에서 추상과 전위를 표방한 젊은 세대 화가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존재로 떠올랐다. 4·19 혁명의 여파로 문화계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봇물처럼 흘러나왔을 때, 유영국은 60년현대미술가연합 대표를 맡으며, ‘현대’ 미술 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1962년에는 신상회(新象會)를 조직, 공모전을 통해 젊은 화가들의 창작 기회를 늘이기 위한 운동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1964년 돌연 그룹 활동의 시대는 끝이 났다고 스스로 선언하며, 15점의 신작으로 첫 개인전을 신문회관에서 개최, 화단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이 시기 그의 작품은 매우 힘차고 자신감에 넘친다. 거대한 산수를 마주대하는 듯한 큰 화면에는 조감도적인 시점으로 내려다 본 온갖 계절의 생동감 넘치는 자연이 펼쳐진다. 특히 1964년 한 해 동안 개인전 발표를 앞두고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제작된 그의 작품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깊은 숲 속에 빨려들어 갈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작품들이 작가의 7평 크기 약수동 화실에서 제작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이다. 그는 작은 화실에서 장엄한 자연의 힘과 마주하며, 그것이 발산하는 에너지의 정수를 화폭에 옮겨 놓았다.


3. 제 3전시실
○ 1965년 - 1970년
1964년 첫 개인전 이후 유영국은 적극적인 그룹 운동을 그만두고, 혼자만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매일 아침 7시에 기상하여 8시부터 11시 반까지 작업을 하고, 점심식사 후 다시 2시부터 6시까지 작업하는 규칙적인 일상생활 속에서, 마치 노동을 하듯이 꾸준히 작품제작에만 몰두했다. 그는 "60세까지는 기초 공부를 좀 하고" 그 이후에는 자연으로 더 부드럽게 돌아가리라 생각했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그는 1970년대 중반 예순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일종의 조형실험을 계속했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형태는 비정형(非定型)적인 것에서부터 점차적으로 기하학적인 형태로 나아간다. 색채는 노랑, 빨강, 파랑 등 삼원색을 기반으로 하되 유영국 특유의 보라, 초록 등 다양한 변주(variation)가 구사된다. 심지어 같은 빨강 계열의 작품에서도, 조금 더 밝은 빨강, 진한 빨강, 탁한 빨강, 깊이감 있는 빨강 등 미묘한 차이를 지닌 다양한 '빨강들'이 탄탄한 긴장감을 제공하며, 동시에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낸다. 이로써 회화적 아름다움이 다다를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도달해간다.


4. 제 4전시실
○ 1970 - 1990년대, 자연과 함께
유영국은 스스로 60세까지 기초 공부를 하고 이후 자연에 좀 더 부드럽게 돌아가겠다고 생각해 왔는데, 공교롭게도 그러한 전환이 이루어질 무렵 극도의 병고(病苦)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1977년(만 61세)에 심장 박동기를 달고 살기 시작했으며, 2002년(만 86세)의 나이로 타계할 때까지 8번의 뇌출혈, 37번의 병원입원 생활을 계속했다. 그런 와중에도 "자연에 좀 더 부드럽게 돌아간" 평화롭고 아름다운 그림들이 끊임없이 제작되었다.

그의 마지막 작품들은 주변 어디에서나 마주칠 수 있는 자연의 소박한 서정성을 표현한 것들이다. 산과 나무, 호수와 바다, 지평선과 수평선, 무엇보다 해와 달이 비추이는 화면은 지극히 조화롭고 평화로운 모습으로 완벽한 '평형상태(equilibrium)'를 향해간다. 죽음의 문턱에서 삶의 세계로 돌아올 때마다 마주친 유영국의 캔버스는 생(生)에 대한 따뜻한 위로를 관객에게 선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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