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회민 - 흑과 백의 편안한 여백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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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회민 작 '산하'. 갤러리 파란 제공

 

흑백(黑白)이 들어가는 말은 대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흑백 논리'는 사고나 판단의 경직 됨이나 편협함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미술에선 상황이 좀 다르다. 흑백은 '낭만'과 '운치', '여백'으로 읽힌다. 화려한 색감을 뽐내는 작품에 우선 눈길이 가기도 하지만 곧 질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흑과 백으로 표현되는 수묵화나 먹그림은 보는 이들에게 편안함과 생각의 여지를 준다.

먹·붓질로 표현한 풍경
류회민 작가 초대전


갤러리 파란(부산 금정구 청룡동)에서 오는 15일까지 열리는 '류회민 초대전'에선 실물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사생(寫生)에 기반해 농묵(濃墨, 진한 먹물)과 무수한 붓질의 반복으로 이뤄낸 작가 특유의 풍경화를 만날 수 있다.

류회민은 먹이라는 유일한 재료로 대상을 표현해야 한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묵(積墨)'을 반복하는 방법을 택했다. 먹을 여러 차례 덧입혀 색의 농도를 조절하고, 이를 통해 먹색의 다양한 변화와 깊이를 표현하는 것이다.

류회민은 "색에 취한 이들에게 무채색을 대표하는 검은 먹색은 용납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면서도 "그럴수록 나의 먹은 점점 더 짙어간다"고 말한다.

출품작 중 '산하'는 먹의 농도와 그리지 않는 빈 공간을 활용해 풍경의 조화를 도모하는 류회민의 작품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진한 검정부터 한지 그 자체의 여백을 살린 흰색까지 만날 수 있다. "검정은 세상에서 가장 섹시하고 돋보이는 색"이라는 작가의 주장에 공감이 가는 지점이다. ▶류회민 초대전=15일까지 갤러리 파란. 051-508-9591. 박진홍 선임기자 j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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